주5일 오늘이 39일차입니다. 운동 싫어하는 분들 참고가 되시길~

by 고정희 posted Sep 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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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에 등록하여 지금까지 딱 이틀 빠지고 매번 출석했습니다. (요가원 여름 휴가 제외)
주변에서 니가 웬일이야? 라는 반응들입니다. 저는 산본에서 올해 햇수로 13년째
살고 있습니다. 중심상가 주변의 요가와 수영, 헬스클럽들에 전전하다가 정말 수강만 하고
잘 다니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한숲, 그린힐부터, 메이드짐, 기타 등등의 헬스장, 돈만 내고
안 가는 사람이었어요. 그곳이 문제라기보다 제가 운동을 정말 싫어해서요.
그럼에도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헬스를 끊으려고 합니다. 주변에서 또 두어 번
나가다 안 나갈 거면서 뭐하러 돈 버리러 가냐는 핀잔과 놀림도 들었어요.
사실 2-3년 사이 체중이 확 늘어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감량도 시급하기도 하지만 그간 무엇인가 끊어놓고 열심히 하지 않는 스스로에게
일종의 자기혐오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어떤 사람들은 무엇 하나 끊으면 정말 뽕을 뽑는 사람도
있지만 저 같은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거든요. 스스로가 굉장히 한심하게 느껴지는.
그래서 무조건 100일을 안 빠지고 요가원에 가는 걸 목표로 잡았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저는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하고 일이 아주 늦게 끝나 자정쯤 돼야 제 시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요가뱅크의 10시 타임이 아니면 운동을 하기가 어렵고 정말 많이 망설여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 8시 30분에 무조건 일어나 커피 마시고
준비하고 가능하면 수업 시작 10분 전에 도착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오늘이 39일이 됐습니다.
39일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저에게는 빠지지 않고 나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랍니다.
체중이 확 줄지는 않았지만 몸이 탄탄해진 것 같아요. 특히 힙과 햄스트링.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히 하는 스스로에게 자기 혐오보다 격려를 하게 됩니다.
체력은 확실히 좋아졌어요. 겨우 39일 39시간을 내 몸에 투자했건만 생활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공부에 찌든 아이들에게 수업 시간마다 목 스트레칭을 시켜 줍니다. 우두둑 소리가 난다고 아이들이
진저리를 치더라고요. 아무튼 그런데 이 모든 게 가능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제 성향이 요가라는 종목이 비교적 잘 맞고 정말 무엇보다
오전 반 선생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도 여기저기 운동하러 다녔지만 거기서 봤던
분들과는 다르게 정말 인품이 있으신 분이에요. 운동을 단순히 살빼기만 목표로 둔다면
전력 질주 한 시간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체형뿐 아니라 마음까지 잡아주는 운동이
필요하신 분, 특히 저처럼 끈기도 없어 무엇인가 오래 하지 못하는 분들께 강추합니다.
이렇게 일년 이년 하다 보면 몸은 더 좋아지겠지요. 조급하게 당장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마음은
조금 비웠습니다. 산본 중심상가의 요가원들 많이 다녔지만 요가뱅크만큼 회원들에게 성심껏 대해주는 곳은 드문 것 같아요. 오전에 데스크에 계신 선생님도 정말 친절하시고 좋으십니다.
앞으로 계속 하다 보면 물구나무 서기도 가능하지 않을까....... 모두 건강한 날들 되세요!